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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부패와 경제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1961
게재일자   2002-02-01
Content (내용)
최근 각종 대형 부패 게이트와 관련된 기사가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 작금에 일
어나고 있는 각종 게이트의 실태, 정부 대응, 국민의식을 보면 실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부패의 규모가 일반 서민으로서는 그 액수를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의 천문학
적 규모다. 둘째, 부패를 척결하도록 법적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 최후의 사정기관인
검찰, 국정원 등 국가 수사 정보기관까지 부패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 심지어 대통
령 친.인척과 청와대 수석도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셋째, 부패에 대한 국민의식이
마비되어 가고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91%가 사회가 부패해 있다고 답하였고,
37%가 뇌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쓰겠다고 답하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부패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부패를 척결 하여야 할 헌법적
기관마저 부패에 연루되어 있는 환경에서 국민들은 부패에 대하여 무감각해지거나
체념해 버리면서 부패가 제동장치 없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부패
를 단죄한 정권에서 대통령의 아들이 부패로 구속되고, 그 후에 정권교체로 집권한
대통령의 친.인척이 다시 부패 연루의혹을 받고 있으니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을 걸
고 부패를 척결 한다고 하지만 그 누가 기대를 걸겠는가.

우리가 현재 만연되고 있는 부패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부당하
게 돈을 버는 자들의 부도덕성의 차원을 넘어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극히 위
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패구조를 가지고 선진국 시장경제
로 진입할 수 없다. 부패는 경쟁질서를 교란시키고 자원배분을 왜곡시키고 불신을
확산시켜 경제체질을 근저에서 약화시킨다.

부패가 만연되어 있는 사회에서 공정경쟁이 보장될 수 없다. 권력을 매수하여 신규
사업에 뛰어들고, 언론을 매수하여 주가를 조작하고, 뇌물을 주고 하도급물량을 확
보하고 불법영업을 하고, 상품을 속여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회에서 경제원리에 따
라 정도경영을 하는 기업은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고 주가를 제대로 평가 받고 이윤
을 남기기 어렵다.

부패는 또한 자원배분을 왜곡시킨다. 공정게임이 보장되는 투명한 사회에서 인재육
성, 기술개발, 품질개선에 투자되는 인적.물적 자원이 부패한 사회에서는 권력을 매
수하고 경쟁질서를 왜곡시키는 데 투자하게 된다. 이러한 자원배분의 왜곡은 부실기
업을 생성하고 부실기업이 부당하게 연명하다 끝내 도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자원
을 낭비하게 된다.

부패는 정부, 기업, 사회 전반에 불신을 확산시킨다. 정부에 대한 신뢰의 붕괴는 정
책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부패는 국제사회에서 국가신인도를 추락시켜 자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해외시장 개척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외국우
량기업의 유치도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고질적인 부패구조는 어디에 연원하고 있는 것인가? 천문학적 정치자금이 소
요되는 정치구조에서 청탁인사와 연고주의 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닫
힌 인사체제와 비대하고 중앙집중화 되어 있는 권력구조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좋은 토양을 제공한다.

우리가 중남미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인적.물적 자원
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공정게임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질서체제를 확립하
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정치 및 권력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여 부패 근절을 위한
국가 시스템을 확립하고, 가정.학교.사회교육을 통한 부패의 해악성을 체계적으로
교육하여 국민의식을 전환하는 등 범국민적 부패감시체제와 부패척결 운동을 동시
에 전개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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