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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주5일 근무제 지혜롭게 해결하자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2089
게재일자   2002-08-16
Content (내용)
정부의 주 5일 근무제 단독 입법을 앞두고 재계와 노동계가 다시 충돌하고 있다. 노
사정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주 5일 근무제 도입 방안을 놓고 협의를 거듭하여 상
당한 진척이 있었으나, 시행시기, 휴가일수,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핵심 쟁점 사항
에 대하여 끝내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였다.

주5일 근무제 도입이 노.사.정 합의 실패로 지난 달부터 정부 단독 입법으로 추진되
자 재계가 연일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여 왔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이 주 5일 근무
제 도입을 임.단협의 필수 의제로 포함 시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어 노.사간 사업
장내 충돌마저 우려 된다. 민주노총도 근로조건 후퇴 없는 주 5일 근무제 조기 도입
요구가 관철 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 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5일 근무제 도입의 찬반 논리를 둘러싼 논쟁은 이미 충분하게 이루어졌다. 주 5
일 근무제가 도입 되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 지식 정보사회에 대비한 근로자들의
자기계발 시간 확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레포츠 등 새로운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현 시점에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 하면 기업은 신규 채용보다 직
원의 연장 근로를 선호하고 직원들도 초과 근무 수당을 받기 위해 연장 근로를 선호
하기 때문에 법정 근로시간만 단축되고 실제 근로시간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
다. 그렇게 되면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인건비만
상승 되어 기업의 국제 경쟁력만 약화되기 때문에 주 5일 근무제 환경이 성숙될 때까
지 연기하거나 굳이 도입해야 한다면 노동비용 상승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
다는 것이다.

이러한 찬반 논쟁은 모두 타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주장을 완전하
게 관철하려 하면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간에 불신과 갈등만 증
폭시키게 된다. 따라서 재계와 노동계는 더 이상 힘겨루기로 나아갈 것이 아니라 양
보와 타협의 지혜를 발휘하여 현 시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재계는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돌이킬 수 없는 흐름임을 인식 해야 한다. 금융계가 이
미 노사합의로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고 그로 인한 근로자들의 삶의 패턴 변화
가 여러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각종 학원 등에 자기계발을 위한 직장인의 등록이 눈
에 띄게 나타나고 있고 가족과 더불어 여가를 보내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재계는
은행권의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주 거래처를 토
요일 정상근무 은행으로 옮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흐름을 역류 시
키기보다는 오히려 금융노련의 조직력을 강화시켜 주고 조기에 주 5일 근무제를 금
융계에 전면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주 5일 근무제 도입의
법 제도화가 더 이상 지연되면 이것이 개별사업장의 단체교섭의 주요 이슈가 되면
서 상당한 분쟁과 혼란을 일으킬 위험성마저 있다.

따라서 재계는 현 시점에서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저지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보다는
국제기준에 맞고 기업 경쟁력 약화를 수반하지 않는 제도의 도입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동계는 기업 경쟁력을 도외시한 제도 개선은 부메랑이 되어 근
로자의 삶의 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노동계가 근로
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임금 삭
감을 수반하지 않는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저
임금 장시간 근로에 대한 최소한의 보완장치로 존치시켰던 월차휴가, 생리휴가 등
근로조건들을 조정해 연간 휴가. 휴일수를 일본 등 경쟁국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에
반대 해서는 안된다.

근로 대중은 현 시점에서 과거의 희생을 보상 받으려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삶의 질
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노.사가 협력하여 험
난한 국제 경쟁의 파고를 헤치고 나가면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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