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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인재육성 시스템 문제 많다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2272
게재일자   2002-09-13
Content (내용)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의 이행이 가속화 되고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서기업
및 국가 경쟁력은 지식과 정보의 개발, 축적, 활용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능
력은 지식 노동력의 질과 양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지식정보사회에서 경
쟁력 확보의 요체는 지식노동력의 개발 능력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나라의 경우 지식노동력의 개발을 위한 인재육성 시스템이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지식노동력을 개발.축적하기 위해서는 기억력보다 이해력,
분석력, 추리력, 판단력을 제고시키는 교육 훈련 시스템이 확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암기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
고 있다. 심지어 수학, 물리 등 수리탐구 과목들의 교육마저도 수능시험 준비에 맞추
어져 있고 수능시험 문제는 단 1분도 생각할 여유 없이 답을 고르도록 출제되고 있
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이해력과 분석력을 제고시킬 수 있겠는가? 수학능력시험 수리탐
구에서 만점 맞은 학생이 대학교육을 받는 데 문제가 있어 일부 대학에서 보충교육
을 실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학교육 시스템은 어떠한가? 한국 대학들은 교수 1인당 학생비율이 지나치게 높
다. 대학원도, 연구조교 및 강의조교 시스템도 발달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대학에
서 양질의 강도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이해력과 분석력이 뛰어난 지식노동
력을 육성하기 어렵다.

이런 인재육성 시스템으로 과연 BT(생물기술), IT(정보기술), NT(나노기술)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겠는가? 더더욱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면서 노동시장은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의 육성.공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의 대학
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대학 위기의 본질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공계 위기 대책으로 내년 예산에 300억원을 편성하여 이공계 대학
졸업생 1천명에게 연간 최고 3만달러씩 유학 경비를 지원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
한 정책이 최근 크게 사회문제로 부각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대책으
로 제기되었다니 참으로 황당한 발상이다.

현재 이공계 기피 현상은 이공계 대학 졸업생의 유학 기회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니
라 의.약학 계열과 달리 이공계의 경우 고용안정과 기대소득 면에서 특별한 유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 되었거나 아니면 처방이 잘못된 것
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을 시행해도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대학 진학을 유도하는
유인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반면 국내 대학원 진학생수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대단히 크게 나타날 것이다.

즉 이공계 대학 졸업생에 대한 국비 유학 지원제도가 도입되면 한국의 이공계 대학
원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대학원이 무너지면 교수
의 연구와 학부 학생의 교육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고 산학협력을 통한 첨단산업
의 기술혁신은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첨단기술 및 지식이 산학협력을 통하여 창출.공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식노동력의 육성을 전적으로 해외 대학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는 기
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정부는 오히려 국비로 국내 대학원생이 연구와 학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
원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식노동력을 양성할수 있는 교육산업이야말로 지식정보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
산업이며 투자효율이 높은 산업임을 바르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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