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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내년 경제전망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2311
게재일자   2002-11-22
Content (내용)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내년 경제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미래의
경제를 전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여러 전문기관에서 발표된 전망치가 빗나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매 연말이 다가오면 신년도 경제전망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것은 기업이 현재의 투자를 결정하거나 개인이 자산관리를 위한 의사
결정을 할 때 미래의 시장변화를 최대한 고려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전망은 이처럼 기업이나 개인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에 대단히 신중하게 하여야 하며, 기업이나 개인은 경제예측을 읽는 법을 알아야 한
다. 경제예측은 예언과 달리 반드시 어떤 가정이나 전제하에서 도출되기 때문에 예
측치보다 그러한 예측을 하게 되는 논리적 근거의 타당성에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국내외 경제연구기관이나 투자회사들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율이 올해에 비
하여 2%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3%, 골드만삭스
와 모건스탠리는 다 같이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치들이 어
느 정도 맞아 들어갈지 모르지만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의 환경을 고려할 때 성장 전
망이 어두운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경제의 회복은 가계부채에 의존한 내수시장의 확대에 기초하고 있었다. 최
근 금융감독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사람 가운데 부채 규모
가 자신의 1년 소득의 2.5배가 넘는 사람의 비중이 60%가 넘는 것으로 추정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버블의 형성과 신용대란의 발생을 우려하여 최근 부채비율이 250%
가 넘는 자에게 가산금리를 부과하거나 담보인정비율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
미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고 소비자 기대지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어 내수시장이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현재 가계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는 가운
데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정부가 내수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된다고 판단해 내수시장
을 다시 부양시키려 해도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내년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내수시장 못지 않게 해외시장이 침체될 위
험성이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최근 권력이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시장에 대
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내년 세계경제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
다.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일본 경제가 내년에 회복될 가능성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인 독일마저 경제위기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아지
고 있다. 독일의 경우 통일이후 노동시장 정책 실패로 한편으로 고비용.저효율 구조
가 형성되고, 다른 한편으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기업투자가 위축되면서 실업이 증가하고 그 결과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다
시 투자가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세수입은 크
게 감소되고 있는데 정부 예산의 42%가 연금에 투입되고 16%가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로 지출되고 있다. 이것은 독일이 이미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는 재정정책의 수
단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도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에 따른 높은 불
확실성으로 당분간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 이라크가 무기사찰을 허용해 현재
무기사찰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쟁발발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빠른 시간내
에 무기사찰이 종료돼 평화적으로 해결되거나 또는 전쟁이 조기에 발생하여 단기에
끝나면 미국경제는 높은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다. 그러
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소비심리의 급속한 위축과 더불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
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경기가 크게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내수시장과 해외 수출시장이 동시에 위축되면 자연히 기업의 설비투자는 위
축되고 경제는 침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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