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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교육개혁이 국가경쟁력 키워드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2496
게재일자   2003-01-17
Content (내용)
한국이 21세기에 선진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는 무엇
일까. 그것은 창의력이 뛰어난 지식노동력을 육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확보하
는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이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광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 물결 속에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경제로의 이행 성공여부는 글로벌 마켓에
서 경쟁할 수 있는 창의적 지식 노동력의 육성 시스템에 의하여 결정된다.

현재의 교육시스템으로 동북아 중심국가나 선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노
동시장과 교육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중등교육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 대학교육의
낮은 경쟁력 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 전문대 이상 입학정원이 고교
졸업생수보다 더 많다. 전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러한 고학력화 현상
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기업은 생산직 노동력을 확보하
지 못하여 3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력을 수입하고 있고, 신규 대졸자들 가운데
40%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창의력이나 노동력의 질적
제고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오로지 대학진학을 위한 입시준비에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입하고 있고 공교육은 거의 붕괴지경으로 가고 있다.

대학교육은 어떠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 인사담당
자 가운데 대학이 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4%에 불과
하다. 최근에는 대학원이 아니라 아예 고등학교나 대학부터 해외에서 수학하겠다는
학생수가 급증하면서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교육산업은 지식정보
사회 형성을 위한 기반산업으로서 그 중요성이 날로 크게 높아지고 있는데, 우리나
라에서는 이처럼 교육산업의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는가. 이러한 병리적 현상은 모두 한국 노동시장의
단층구조에 기인한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상위단층, 중위단층, 하위단층으로 형성되
어 있고, 승진기회 보수 근로조건 면에서 괜찮은 일자리는 상위단층에 집중되어 있
다. 그런데 상위단층으로의 진입자격은 대졸남자로 제한되어 있다. 고졸자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상위단층으로 진입하기 어렵
다.

이러한 단층노동시장 구조에서 모든 고졸자들이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대학졸업장이 상위단층 진입을 위한 기본 요건으로 되어있는 사회에서 고
등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신의 실력이나 능력을 배양하기 보다는 대학에 진
학하는 것이다. 정부가 대학신입생 선발에 깊이 개입하면서, 자연히 전국 대학들은
수학능력 점수로 획일화 서열화 되었다. 이러한 대학의 서열화는 국립대학 프리미엄
과 수도권 프리미엄이 맞물리면서 대학의 유효경쟁시스템을 붕괴시켜 버렸다.

대학은 끊임없이 연구역량과 교육역량을 강화하여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창출공급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여야 한다. 대학의 유효경쟁체제
가 붕괴되면 대학의 이러한 노력을 기대할 수 없다. 지금까지 정부는 교육부장관을
수없이 바꾸어가면서 수많은 교육개혁을 하여 왔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이것은 근
본적 문제에 대한 처방없이 대증요법으로 일관하여 왔기 때문이다.

문제의 본질은 노동시장이 능력보다 간판에 의한 고용관리관행을 갖고 있고 대학의
연구 및 교육역량이 노동시장과 교육시장에서 시그널로서 기능을 못함으로써 노동
시장은 물론 교육시장에서도 시장실패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개혁의 기본방향은 노동시장과 교육시장의 동시적 개혁을 통하여 능력주의 사
회로 전환시키고, 고교 교육의 질적 향상과 다양성 확보를 위하여 교과목 단계별 학
점제를 도입하고, 수도권 프리미엄과 국립대학 프리미엄을 제거하여 대학의 유효경
쟁체제를 확립하는데 두어야 한다. 이것이 지방대학을 육성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면
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확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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