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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부시의 패권주의와 보호무역 파고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1884
게재일자   2002-03-15
Content (내용)
부시 대통령의 자기 모순적 패권주의가 세계경제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

부시는 선거에서 대단히 어렵게 당선되었고 당선 후에도 한동안 인기가 없었다. 그
런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9·11테러라는 비극적 사건을 맞아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면
서 미국민의 지지도가 급상승 하였다. 그는 이어서 ‘악의축’의 논리를 전개 하면서 미
국이 설정한 정치·군사적 세계질서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는 동맹이라 할 수 없다는
위협적 언사들을 스스럼 없이 사용하여 왔다.

이러한 안하무인의 그의 패권주의가 세계를 향하여 신자유주의적 세계경제질서에
동참할 것을 위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미국 취약산업을 위한 보호무역정책을 거침
없이 실시하려는 자기 모순을 범하고 있다.

미국은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세계무역기구(WTO)의 설치와 이를 기초로 한 세계 단
일시장 건설이라는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 구축을 주도하여 왔다. 그들은 지난 10여
년간 신자유주의 논리와 WTO에 기초하여 세계 각 국을 향해 미국이 절대적으로 경
쟁우위에 있는 금융산업과 농수산물 시장의 개방을 강력하게 요구하여 왔다. 한국경
제가 외환위기를 맞아 수렁에 빠졌을 때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한국 경제시스
템을 신자유주의 논리에 맞추어 개혁하도록 음양으로 압력을 행사하여 왔다. 미국
은 한국정부가 IMF 구제금융으로 당시 위기에 처해 있던 자동차산업과 전자산업을
지원하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 뿐인가. 한국정부가 하이닉스의 도산
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에 사채 긴급매수 요청을 했을 때 IMF에 제소 하겠다고 하였
다.

미국은 이 모든 것이 시장원리가 지배하는 자유무역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고,
그것이 곧 공정한 게임이며 각 국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논리
를 설파함으로써 마치 세계 지도국으로서 중립적 입장에서 세계 인민의 선을 추구하
는 것처럼 행동 하여 왔다.

이러한 미국이 오는 20일부터 향후 3년간 수입 철강에 대해 품목별로 8%에서 최고
30%까지 특별관세를 부과하는 긴급 수입제한 조치(세이프 가드)를 발동 한다고 발
표 하였다. 이것은 미국의 철강업계와 노조가 요구한 4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
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건의한 10∼20%에 비하면 현저히 높은 고율의 관세이
다.

부시가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오는 11월의 중간선거를 의식했다는 설이 강하
다. 미국 철강업계는 지난 4년간 31개 업체가 파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철강
산업이 중간선거의 승부처로 알려지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오하이오주, 웨스트버
지니아주에 주로 분포하고 있어 부시가 정치적 의사결정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다.

아무튼 부시는 이번의 선택으로 단기적으로 미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고 중간선거에
승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자동차 등 철
강을 원료로 하는 모든 상품의 생산비를 상승시켜 이 부문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
고 나아가서 물가를 상승 시키게 될 것이다. 이것은 바로 미국이 우리에게 개방을 촉
구하며 강조한 시장경제 논리인데 미국은 스스로 이 논리에 반하는 선택을 하고 있
다.

부시는 이번의 조치를 고집할 경우 보호무역 파고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무
역전쟁을 촉발시키고, 그 결과 세계경제가 침체하고 실업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세계 지도국으로서의 리더십도 깊은 상처
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 하여야 한다.

한국은 미국의 자기 모순적 세계경제질서 정책에 대하여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은 자유주의 시장경제 논리와 세계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제체질을 강화 하면서 동시에 국제금융질서의 교란과 무역전쟁의 발발
가능성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한국은 미국의 신자유주의 교리의 맹신
도가 되어서도 안되고 철강수입규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WTO에 제소하면 된다
는 안이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제소를 통한 문제해결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생
각보다 실효성이 낮다.

우리는 평소 산업구조의 고도화, 수출시장의 다변화, 통상외교의 강화,브랜드화 및
고품질화를 통하여 수요탄력성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정책등의 다양한 전략을 적극
적으로 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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