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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가계부채와 거품경제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2206
게재일자   2002-03-29
Content (내용)
최근 가계 부채가 국민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협할 수준으로 증가 하고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주 발표한 2001년 중 가계 신용 동향에 의하면, 지난해 말 우리나
라 가계 부채는 전년대비 28% 증가한 341조 7천억 원에 달한다. 가구당으로 환산하
면 평균 부채가 2천 330만 원인데, 전년대비 무려 480만 원이 증가한 규모다. 가계부
채가 GDP에서 차지 하는 비중도 62%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
타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계 부채가 시간이 갈수록 급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개인이 금융 기관에서 추가로 빌린 자금이 70조 5천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
것은 2000년의 36조 3천억 원에 비하여 약 2배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4분
기 중에 9조 3천억 원이 증가 하였는데 4.4분기 중에는 무려 25조 4천억 원이나 증가
하였다.

가계 부채가 이렇게 급증 하고 있는 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정부, 은행, 가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일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 동안 경기 불황 타개책으로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하여 저금리 정책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실시 하여 왔다.

그리고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설비 투자의 위축과 기업 대출 자금의 부실화에 대
한 우려로 기업 대출이 부진 하면서 누적되고 있는 여유 자금의 처리를 위하여 경쟁
적으로 개인 신용 대출 및 주택 담보 대출 등을 확대 하여 왔다. 이러한 환경에서 가
계는 저금리로 빚을 얻어 집이나 주식 등을 구입 하기 시작 하였고, 최근 부동산 및
주식 가격이 상승 하면서 빚을 이용한 자산 증식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다.

우리가 가계 부채의 급속한 증가를 우려 하는 이유는 이것이 경제에 거품을 생성시
키고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국민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
다. 경기가 회복 국면을 지나 과열 되면 금리가 상승할 것인데, 만약 현재 상황에서
금리가 1%만 상승 하여도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은 3조 4천억 원에 이르게 될 것이
다. 그리고 금리가 상승 하지 않더라도 빚을 이용하여 구입한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
로 상승 하지 않으면 부채는 눈덩이 처럼 증가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
하면 부채 상환 능력을 상실 하는가계가 증가 하게 되고 부채를 상환 하기 위하여 자
산을 집중적으로 처분 하게 되면서 자산 가치 하락으로 거품이 빠지게 된다.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신용 불량자가 급증 하게 되고, 그 결과 금융기관의 부실채
권이 증가 하면서 BIS율은 낮아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동산 경기 침체는 말
할 것도 없고 내수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 되게 된다.

정부는 현 시점에서 한국 경제가 거품 경제의 터널에 빠져들지 않도록 지혜롭게 대
처 하여야 한다. 정부는 아직도 경기가 충분한 회복 국면에 있지 않기 때문에 당분
간 저금리 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하는것 같다. 문제는 현재의 저
금리 정책이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유도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저금리 정책이나 경기 부양 정책이 아니라 자금의 흐름이 왜
곡 되면서 저금리 정책이 부채의존형 자산 증식 욕구와 맞물리면서 경기 회복의 순
기능을 하기 보다는 경제에 거품을 생성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 정책이 경기 회복에 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 유인을 통하여 고용
을 창출 함으로써 투자 수요와 소비 수요를 동시에 확대 시키는 메커니즘이 작동하
여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51조 9천억 원으로 오히려 2000년
에 비하여 21.2% 줄어 들었다. 가계 부채의 변동 추세와 비교 하여 보면, 저금리 정
책이 기업의 설비 투자를 유도 하기 보다는 경제에 거품을 생성 시키는데 더 기여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현시점에서 자금의 흐름을 바로 잡지 않으면 거품 경제에 참여 하는사람이 증
가 하면서 거품이 커지게 될 것이고, 거품이 커질수록 초과 수요에 의한 자산 가치
상승으로 기대 수익이 커지기 때문에 거품 경제에 대한 기대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
될 것이다. 거품에 대한 기대 심리가 확산 되면 거품이 터지기 전에는 자산 증식의
유혹을 떨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점을 경계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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