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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신용사회 위협하는 신용카드 관행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2200
게재일자   2002-04-12
Content (내용)
신용 사회는 경제 행위에서 거래비용을 최소화 시키고 효율성과 투명성을 증대 시
켜 준다. 따라서 한국 경제가 선진 경제로 이행 되기 위해서는 신용 사회의 규범과
문화가 착실 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신용 사회를 형성 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나 기업이 자신의 신
용을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 하는 가치관 내지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또한 신용을 지키면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만 신용을 지키지 않으면 신용으로 얻을
이익의 몇 배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신용 사회의 규범이 확립 되어 있어
야 한다. 그리고 신용에 기초한 경제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 개발
되어야 한다. 그러한 제도 가운데 하나가 신용카드 제도이다.

신용카드는 현금 사용에 비하여 도난의 위험도 적고 편리 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한 일시적 유동성 부족 문제를 신용으로 해결할 수 있고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그 동안 현금 중심의 거래 행위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탈세
를 예방 하기 위하여 각종 유인책과 행정 지도를 통하여 신용카드의 사용을 권장 하
여 왔다.

여전히 적지 않은 학원, 병.의료원, 자영업자들이 세원의 노출을 꺼려 신용 카드에
의한 대금 결제를 기피 하고 있지만, 이제 한국 사회에서 신용카드의 사용은 대단히
보편화 되어 있다. 작년 한 해 국내 카드 사용액은 약 480조 원이고 올해는 약 600조
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 세계 2위의 신용카드 브랜드인 마스터 카드가
지난 9일 발표한 2001년 영업 실적에 의하면, 한국의 전년 대비 카드 발급수 증가율
이 55.6%로 이것은 세계 평균18.8%의 3배에 달하는 성장세이다.

신용카드는 신용 사회를 형성해 가는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경제 시스템이기 때문
에 어떻게 보면 신용카드 사용의 확대는 대단히 바람직 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신용 사회 가치관 내지 문화가 제대로 형성 되지 못한 가운데서 신용카드 사용이 급
속도로 확대 되고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신용 불량자를 만들어 내면서 오히려 신용사
회의 발전을 위협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체 신용카드 회원 가운데 신용 불량자는 100만 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미성년
자도 1만 명에 달한다. 이것은 신용카드 회사들이 심지어 길거리에서 신용카드 발급
신청을 받을 정도로 신용 평가에 기초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신용카드를 발급 하고,
신용카드 사용자는 자신의 지불 능력을 고려 하지 않고 신용카드를 마구 사용 하여
왔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 총 카드 사용액 중 65%가 현금 서비스로 이용 됐을 정도로 미성년이나 성
년이나 구분할 것 없이 지불 능력을 고려 하지 않은 소비 행위가 보편화 되고 있다.

신용을 중시 하는 신용 사회 문화가 형성 되지 않고 백화점 카드, 인터넷 상거래 등
신용 사회에 기초한 각종 제도들이 확산 되면 신용 불량자 양산과 가계부채 누적 등
의 문제를 넘어서 경제 질서가 교란될 수 있다. 정부는 신용 사회를 위한 규범을 보
다 엄격 하게 집행 함으로써 신용해이를 범한 자에게 반드시 경제적 손실이 돌아가
게 해야 한다. 신용카드 발행 업체는 무분별한 카드 발행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신용 불량자에 대해서는 사전에 당사자 에게 충분히
고지한 후에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신용 불량자 등록을 하고 금융 기관을 비롯한
모든 신용 공여 기관이 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소득이 없는 청소년들이 신용카드나 백화점 카드 등으로 절제 되지 않은 소비
습관에 물들고 신용 불량자가 된다는 것은 개인이나 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심히 걱
정 되는 일이다. 자신의 지불 능력에 관계 없이 함부로 소비 하는 습관을 기르면 마
약 중독 처럼 고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범죄를 유발할 수도 있다. 부모들은 자식이
신용 사회에서 신용 중시 가치관을 확립 하고 합리적 소비행위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신용카드보다는 예금 잔액 범위 에서만 사용할 수 있
는 직불 카드나 체크 카드를 발급해 주고 용돈을 통장에 입금해 주는 방법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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