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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이효수 경제칼럼] 정치의 후진성과 경제
필자   이효수 게재지   영남일보
게재지면   이효수경제칼럼 조회수   1931
게재일자   2002-05-10
Content (내용)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 선진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 정치의 후진
성은 고비용 정치 구조와 퇴행적 정치 행태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
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하여 20억원 내지 30억원은 뿌려야 하고 지구당을 관리하는데
만 국회의원 봉급의 몇 배를 지출 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고비용 정치구조는 최근에 올수록 개선 되기 보다는 더욱 심화 되고 있고, 심
지어 당내 선거과정에서도 막대한 선거비용이 지불되고 있다. 최근 여당의 최고위
원 경선에서 일부 후보들이 20억원 내지 30억원을 뿌렸다는 추측성 보도가 있는가
하면 한 최고위원은 공개적으로 금권선거가 지난번 전당대회 때보다 훨씬 심각 하였
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검찰에서는 이 문제를 수사할 가능성은 없다고 하니 검찰에서는 이 문제
를 별로 대수롭게 보지 않거나 아니면 당내 문제로 치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중앙당이 지구당위원장의 공천권을 갖고 있고 공천권을 행사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 당내에서도 막대한 돈을 써야 한다면 공천헌금이나 공천
과정에서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고비용 정치구조
는 확대 재생산 된다.

우리가 고비용 정치구조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지 부도덕성의 문제
나 정치권 내부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경제체질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다. 고비용 정치구조에서는 정경유착과 권력형 부정부패, 뇌물과 청탁이 만연할 수
밖에 없다. 정경유착과 권력형 비리는 경제에서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건전한 시장
경제 질서의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

기술개발투자 등을 통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착실하게 쌓아온 기업보다 정경유착을
통하여 검은 거래를 한 기업이 인허가나 사업자 선정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면 기업의 정도경영과 공정경쟁을 유도할 수 없다. 우리는 뉴스에서 권력형 비리에
연원한 불공정 경쟁 의혹 사례를 수없이 많이 접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기업이 특
정 기업의 주식을 시장가격 이상으로 매입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액수의 검은 거
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의 투명성이 확보될 수 없고 인적 물
적 자원이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부문으로 흐르게 된다. 또한 고비용 정치구조
가 부패지수를 높여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있어 이것이 기업의 대외신인도를 제
고하는데 크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정치는 또한 퇴행적 정치행태로 인하여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확산 시키
고 있다. 정치는 국민 경제에서 효율성과 형평성이 조화롭게 잘 발휘될 수 있도록 공
정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이해집단간의 갈등을 예방하고 조기에 해소함으로써 불필요
한 인적 물적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 하는데 기여 하여야 한다. 정당은 미래지향적 정
책 대결을 통하여 예측 가능한 정치를 함으로써 정책실패와 국민경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 우리의 정치행태는 반대로 경쟁질서를 흐트리고 정책대결보다
비방, 폭로, 지역정서에 의존하고 있어 갈등과 대립을 오히려 확대 재생산 하고 있
다. 경제는 대립과 갈등 혼란스러운 분위기에서 생동력을 갖기가 어렵다.

한국 경제가 선진 시장경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고비용 정치구조와 퇴행적
정치행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정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까지 정치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 되고 시도도 여러 번 있었지만 정치의 후진성은 더
욱 심화 되어 왔다.

정치 개혁이 어려운 것은 개혁 대상이 개혁 주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 개혁
을 위해서는 권력구조, 정당구조 및 시스템, 선거제도 및 관행 등을 바꾸어야 하는
데 이와 관련된 법 제도의 개선과 집행의 권한이 개혁 대상인 현 정치권에 있다는데
정치 개혁의 딜레마가 있다.

따라서 이제 정치 개혁을 위하여 전 국민이 나서야 한다. 국민과 기업은 이러한 후진
적 정치구조에 편성하여 작은 이익을 탐하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국민 경제의 건
실한 발전을 저해하고 우리의 삶의 질의 향상을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야 한다. 고비용 정치구조와 퇴행적 정치행태에 의존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이 살아남
지 못하도록 진정한 의미의 선거혁명을 이룩할 수 있어야 정치 혁명을 실현할 수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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