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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이 책은 저자가 전개하고 있는 'PDR시스템이론'에 기초하여 기업차원 노사관계를 분석하고 노사공동선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교통·전자·통신혁명과 WTO체제의 출현으로 세계단일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시장원리가 철저하게 지배할 수밖에 없는 이러한 새로운 환경하에서 국가경쟁력은 일차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에 의하여 결정된다.

거시경제정책이 아무리 잘 실시되어도 생산성이 근저에서 파괴되고 있으면 어떠한 정책적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훌륭한 거시경제정책은 분명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러한 정책이 직접적으로 효율성이나 품질개선 능력을 제고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자율이나 환율의 인위적 조작에 의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려 하면 일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국민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효율성과 품질개선 능력을 지속적으로 제고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노사공동선을 실현할 수 있는 동태적 노사관계시스템의 구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저자는 노사관계연구를 통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시키는 길을 찾고자 한다.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저자가 경제학을 연구하면서 가져왔던 일관된 관심은 '다수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책을 모색하는 것' 이었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사회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實事求是의 經濟學을 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를 위하여 저자는 제도학파 접근방법에 기초하여 한국의 경제사회구조를 잘 해명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보편성을 지닌 경제이론의 개발에 진력하여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시장구조분석론과 단층노동시장론을 전개하였고, 최근 노사관계분석을 위한 바탕이론(ground theory)으로서 PDR시스템이론을 개발하였다.

노동시장구조분석론과 단층노동시장론이 한국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구명하기 위한 것이라면, PDR시스템이론이론은 한국노사관계의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 문제의식은 동일하다. 즉, 한국에서 다수 국민의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제고시키기 위한 최선의 전략적 선택은 인적자원의 개발을 극대화하고 공정한 분배제도를 확립하는 일이다.

1980년대 초에 개발된 단층노동시장론은 한국노동시장이 단층성을 지니고 있고 상위단층으로의 진입기준이 학력과 성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동이론은 단층노동시장이 노동시장과 교육시장의 동시적 불균형 및 부실화를 초래하여 한편으로 인적자원을 사장시켜 다수국민의 삶의 질의 지속적 개선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지적하고 두 시장의 개혁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단층노동시장론에 기초한 이론적·실증적 연구논문과 정책보고서가 여러편 발표되었고, 교과서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PDR시스템이론의 개발은 이와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GNP의 절대적 부분이 기업의 생산활동에 의하여 결정되고 대다수의 국민의 근로소득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장과 분배의 수주은 일차적으로 노사관계의 수준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노사관계를 노사분규 내지 산업평화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뉴딜노사관계 환경에서 형성된 던롭이론은 던롭(J.T. Dunlop)교수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노사관계를 대립적 구도로 이해하도록 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산업평화는 물론 생산과 분배의 수준을 동시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노사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시도하였다. 이것은 노사관계에 대한 제도 및 의식개혁을 통하여 인적자원의 개발을 극대화할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을 동시적이고 지속적으로 제고시킬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서 1990년부터 노사관계의 이론 개발에 주력하였고, 이러한 노력은 1994년 MIT 객원교수로 재직하면서 코캔(Thomas A. Kochan) 교수의 도움을 받아 PDR시스템이론으로 정리되었다. 저자는 코캔 교수께서 대단히 바쁜 일정 속에서 초기 논문을 수차례에 결쳐 면밀하게 검토하고 대단히 유익한 코멘트를 해준데 대하여 항상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PDR시스템이론은 국제노사관계학회(IIRA) 제10차 세계학술대회(The 10th World Congress)에서 발표되고 그 후 IIRA의 정책에 따라 Relationes Industrielles\ Industrial Relations 51(2)에 발표되었다.

저자는 1995년부터 한국경제학회, 한국노동경제학회, 한국노사관계학회 등에서 PDR시스템이론에 기초한 논문들을 발표하였다. 본 연구는 1995년 12월 6일 한국노동교육원 주최 노사협력 공개토론회에서 '세기적 전환기와 노사관계의 신기축: PDR시스템이론의 관점'이라는 논문을 발제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되었다. 당시 PDR시스템이론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 진념 노동부 장관님께 감사을 드린다. 그리고 PDR시스템이론에 기초한 한국노사관계 실태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해 준 김성중 국장님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한국노동교육원은 그 후「PDR시스템이론 현장분석개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저자에게 본 연구를 의뢰하였다. 이와 같이 PDR시스템이론에 기초한 한국노사관계 실태분석의 기회를 제공해 준 홍종달 한국노동교육원 원장님께 깊이 감사드리고자 한다. 그리고 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바쁘신 가운데서도 물심양면으로 직접 도와주신 박상호 사무총장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이정택 박사님과 본 연구와 관련하여 행정적 도움을 준 여러분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조사과정에서 도움을준 각 지역 노동청장님, 노동사무소장님, 근로감독 과장님, 근로감독관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동료 서대석, 김성호, 류재술 교수와 박병규 이사 및 김태진 박사, 김종배 대리의 도움도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실태조사 및 자료처리과정에서 수많은 시간과 헌신적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이상엽, 김성곤, 박중한, 원동섭군과 최설민, 서지영양과 그리고 일일이 소개되지 않은 30명의 학생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특히 이상엽군은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도 현장과 연구실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마지막으로 본 조사에 성실하게 응하여 준 기업과 응답자 여러분에게 특히 깊은 감사를 드리고자 한다.

이와 같이 실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본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많은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낀다. 특히 예산, 시간 등 여러 가지 제약으로 노동조합, 근로자, 정책담당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너무 아쉬우나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본 조사는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PDR시스템이론이 실용성이 뛰어난 이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제3부에서 PDR시스템이론에 기초한 노사관계진단체계를 개발함으로써, 개별기업에게 노사관계진단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노사관계진단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 PDR시스템이론에 기초하여 환경변화의 본질적 특성, 노사관계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 노사관계 개혁의 불가피성 등을 이론적·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사공동선기업들 (win-win group)이 노사공동악 기업들(lse-lose group)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PDR시스템들을 일관되게 잘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실증분석의 결과는 한편으로 PDR시스템이론의 분석력과 예측력을 확인시켜주고, 다른 한편으로 노사공동선의 실현가능성과 노사개혁의 방향을 분명히 해준다. 넷째, 기업차원 노사관계의 실태를 구체적·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문제점들을 적출해내고 노사공동선을 위한 개혁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즉, 노사는 적극적·협력적 노사관계관을 갖고 휴먼웨어 중심의 동태적 경쟁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무쪼록, 본연구가 노사관계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노사공동선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노사관계 구축에 기여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본서의 출간과정에서 세심하고 인내성있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한국노동교육원의 손동희씨, 그리고 본서의 표지 디자인을 정성으로 그려준 배미정씨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1997년 6월
압량벌 연구실에서
이 효 수 씀